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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대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비한 ‘비례한국당 창당론’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대외적으로 결사 저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여야 ‘4+1’ 협의체가 밀어붙일 경우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막기가 쉽지 않은 만큼 ‘플랜B’ 차원으로 거론되는 방안이다.
현재 거론되는 선거법 개정안은 정당 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 의석수가 적으면 비례대표로 부족분을 채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골자다. ‘연동형 캡(cap)’ 등 연동률을 어느 규모로 할지를 두고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지만 선거법이 바뀐다면 내년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의석은 현행 47석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16일 “선거법 개정안을 막는 게 최우선 목표이지만 플랜B도 구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비례한국당’은 민주당 정의당 대안신당 등 범여권의 비례대표 의석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지역구는 한국당, 정당 투표는 바른미래당(새로운 보수당) 또는 우리공화당으로 표를 나누어 줄 것에 대비하자는 전략도 깔려 있다.
‘비례한국당’이라는 당명은 이미 중앙선관위에 당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보수 성향인 통일한국당을 창당했던 최인식 대표가 당 대표를 맡고 있다. 비례한국당은 10월 23일 정당 등록 전 단계인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마쳤다. 최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례한국당은 그동안 정치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한 자유우파들을 위한 비례대표용 정당”이라며 “한국당에 당명을 넘겨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선관위에 등록된 비례한국당은 한국당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