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을 찾아서] <5> 근무혁신 최우수기업 ‘티디엘’
티디엘 직원들이 야구장과 볼링장에서 문화회식을 하고 있다. 티디엘은 저녁 술자리 중심의 회식 문화를 바꾸기 위해 점심회식과 문화회식을 권장하고 있다. 티디엘 제공
안 대리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 둘을 뒀다. 결혼하며 티디엘을 그만뒀다가 둘째가 세 살이 된 2011년 재입사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웹디자이너의 특성상 야근이 잦아 평일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가 어려웠다.
“회사에서 가정이 있는 저를 많이 배려해줬지만 그래도 야근은 많았죠. 집에 돌아가 이미 잠든 아이들을 볼 때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2017년 회사가 고용노동부 ‘일·가정 양립 지원사업’에 참여해 근무 혁신을 시작하면서 안 씨의 삶은 크게 변했다. 회사는 불필요한 야근 없애기를 근무 혁신의 제1과제로 삼았다. 퇴근시간 5분 전부터 퇴근하라는 방송을 내보냈고 회사 대표가 직접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퇴근을 권했다.
안 대리는 “금요일 오후에는 가족과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아이들이 이제 금요일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금요일 일찍 퇴근해서 친구를 만나거나 나 자신을 위해 쓸 생각”이라며 “일찍 퇴근해서 생기는 2시간이 짧지만 참 유용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티디엘 직원들은 근무 혁신으로 일의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2015년 IT개발 부서로 입사한 임현아 주임(28)은 “바쁠 때는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야근을 했는데 지금은 야근을 아예 하지 않는다”며 “업무 방식이 효율적으로 바뀌었고 집중도도 높아져서 일에 차질이 생긴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임 주임은 2017년 이후 가장 크게 변한 것으로 금요일 저녁 이른 퇴근과 한 달에 한두 번 있던 저녁 회식이 사라진 점을 꼽았다.
“건강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아서 회식 자리에 가면 늘 소외감이 들었어요. 근무 혁신이 일어나면서 회식도 주로 점심에 하니 개인 시간도 확보되고 일석이조입니다.”
김유신 티디엘 대표(46)는 “근무 혁신을 위한 노력에 쉼표나 마침표가 있다면 직원들이 믿고 따라올 수 없다”며 “새로운 근무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직원들이 회사를 아끼고 사랑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