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내 반발 여론으로 인한 韓대통령 거부권 과제로 꼽아 법안이 지급 대상으로 일본군 군인·군속 피해자 포함, 위자료 팽창 우려 "日정부, 한국 국회 입법에 악영향 줄까 공식 평가 피해" 아베 측근도 관심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 방안에 대해 일본 언론이 ‘난제 투성이’라고 평가하며 , 일본 정부가 한국 내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요미우리 신문은 문 의장의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한 기금안 법안의 최종안을 입수했다면서 법안 명칭은 ‘기억·화해·미래 재단 법안’이라고 전했다.
법안에 따르면, 한국이 설립하는 재단법인은 기부를 받아 기금을 마련한다. 이 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한국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법안 공동 제출자에 이름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에서 배상 판결을 받았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도 피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국 국내법 상 이른바 배상 지불을 재단이 떠안는 구조”라는 것이다. 앞서 우리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에 대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판결을 명령한 바 있다.
법안은 기부 강요 금지도 규정하고 있다. 일본이 계속해 주장하고 있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징용 문제는 해결돼, 원고(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청구권이 없다’는 입장을 일정 부분 배려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난제’로서 한국 대통령의 거부권과 기금안의 위자료 지급 대상 피해자 확대 등을 들었다.
신문은 “다만 피해자의 기금 이용 여부가 자유로운 점에서 과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소한 원고가 (재단)이용을 거부하면 일본 기업의 자산이 매각돼 배상(금)으로 충당될 수 밖에 없다”며 “한일 관계의 추가 악화는 불가피 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걸고 있는 한국 문재인 정권이 아직 법안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법안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높아지면 국회에서 크게 수정되거나 가결되어도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법안이 강제징용 피해자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로부터 피해 인정을 받은 ‘일본군 군인·군속 피해자’도 기금 위자료 지급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이 부분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당초 법안 정비 단계에서 기금 지급 대상은 승소한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을 예정하고 있는 강제징용 피해자 까지 약 1500명으로 상정해 지불 금액은 약 3000억원이었다. 새롭게 지급 대상으로 포함되는 일본군 군인·군속 피해자는 한국 국내법에 따라 약 22만 8000명이다. 신문은 “필요한 ‘위자료’가 팽창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한국 내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신문에 “사법부가 만들어 낸 국제법 위반을 입법부가 시정하려는 시도로 환영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일본 정부 고위 관리도 “일보 전진이다”라며 법안이 기업에 대해 기부 강요를 하지 않는 것을 두고 “기업이 자주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정부로서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문 의장의 기금안에 대해 “다른 국가의 입법부 움직임에 코멘트는 삼가겠다”라고 공식적인 평가를 피하는 것도 한국 국회에서의 법안 심사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배려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본 정부 내에서는 기금 위자료 지급 대상에 일본군 군인·군속 피해자도 포함된 데 대해 “발상에 위화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