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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산부인과 화재로 신생아 등 47명 입원 치료 중

입력 | 2019-12-17 16:43:00

신생아 7명 포함 부상자들 "병원 측 대책 마련해야"
고양시 "병원 측과 환자 등 간담회 자리 추진 중"




지난 14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대형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17일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경찰이 조사한 결과 모두 4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신생아도 7명이 포함돼 있어 산모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고양시는 피해를 본 환자들에게 병원 측과 피해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재현장에 있었다는 이모(39·여)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출산한 지 3일째 된 그날 남편과 밥을 먹고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대피하라며 소리를 쳤다”며 “계단을 통해 대피하려다 연기가 꽉 차 앞이 안보여 계단에 갇혀 있다가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대피했는데 신생아실에 있던 아이 걱정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른 산모들도 곳곳에서 오열하며 아기 이름을 부르고 전쟁터가 따로 없었다”며 “아기와 함께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병원 측에서 명확히 어떤 식으로 대책을 마련해주겠다는 것인지 아직 설명도 없다”고 토로했다.

일산 지역 맘카페에도 비슷한 내용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한 산모((ud****)는 “임신 초기였는데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조에서도 한참 뒤로 밀렸다”며 “산모와 신생아 구조가 먼저라는 것은 알지만 집에 돌아와서도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혹시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까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또 “같은 산모인데 병원 측이 아무런 대응을 해주지 않아 답답한 마음 뿐”이라고 덧붙였다.

고양시 관계자는 “환자들과 병원 측이 만나 간담회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며 “병원 측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장소 등이 섭외되면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산동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관계자 등 10여명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 정밀감식을 했다.

경찰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1층 주차장 천장 등을 중심으로 화재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진행된 1차 감식에서는 산부인과 1층이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로 관련 규정이 느슨해 스프링클러도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의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건물 안으로 퍼졌지만 화재경보기도 제대로 울리지 않아 뒤늦게 대피한 산모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법에 따르면 1층에서 불이 나면 바로 윗층에만 소방경보가 울리도록 돼 있어 3층 이상은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