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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 수장이 ‘서열 5위’ 국무총리로…야권 “삼권분립 짓밟혀” 반발

입력 | 2019-12-17 19:01:00


“의회를 시녀화 하겠다는 독재 선언”(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

“삼권분립에 침을 뱉었다”(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국무총리로 지명하자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입법부 수장이자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행정부 수반인 국무총리(서열 5위)로 ‘격하’된 건 전례가 없는 만큼 “사상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비판에 나섰다.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를 모두 역임한 인물로는 백두진·정일권 전 국회의장이 있지만 이들은 국무총리 후 국회의장을 지냈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국회의장에서 국무총리로 ‘역주행’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당 전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무참히 짓밟고 국민의 대표기관 의회를 시녀화하겠다고 나섰다”며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독재,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 대변인은 “입법부 수장이었던 전 국회의장을 행정부 2인자인 총리로 세우겠다는 건 전례 없는 발칙한 도발”이라며 “입법부를 행정부 견제기관이 아닌 부속기관으로 전락시킬 셈인가”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에서도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 인사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정의당 김종대 수석대변인과 대안신당 최경환 수석대변인은 한 목소리로 “국회의장 출신이 국무총리를 맡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평가했다.

다만 인사청문회는 여야 이견 없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청문과정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능력·자질·도덕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보이콧 카드가 원내 전략으로 고려되고 있진 않다”며 “다만 국회의장 출신 국무총리가 전례가 없는 만큼, 추후 청문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