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이어 대형버스가 빠른 속도로 등장했다.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었지만 속도는 전혀 줄지 않은 채 자석에 이끌리듯 1t 화물차 쪽으로 돌진했다. 그 충격으로 여러 대의 화물차가 연쇄 추돌을 일으켰다. 이 장면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도 잠시 뒤 크게 흔들렸다. 화물차 운전자 A 씨가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주저하던 사이 뒤에서 또 다른 화물차가 들이받은 것이다.
상주영천고속도로 블랙박스 장면. 14일 새벽 상주~영천고속도로 하행선 상주방면 산호교에서 대형버스가 사고로 1,2차로 사이에 멈춰선 1t 화물차를 들이받고 있다. 독자 제공
화물차 운전자 B 씨가 제공한 영천 방면 달산1교 사고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최초 사고 추정시간인 오전 4시 41분에서 2분 정도 지난 뒤 달산1교 부근에 다다른 25t 트레일러 운전자 B씨는 사고를 인지한 후 속도를 줄여 사고차량 앞쪽으로 진입했다. 승용차 1대가 사고로 차량이 파손된 채 2차로와 갓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10여m 앞에는 대형화물차가 좌측으로 넘어진 상태로 수화물이 쏟아져 1, 2차로를 막고 있었다. B씨 차량 정차 후 40여 초가 지났을 무렵 B씨 화물차 뒤쪽을 다른 차량이 들이 받은 듯 강한 충격으로 앞쪽으로 튕겨나갔다.
사고 전문 조사관 23명을 투입해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17일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원 12명을 보강해 도로 운영업체인 상주영천고속도로㈜의 도로 관리 부분에 관해 조사하기로 했다. 현재 회사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화재 차량 8대에 대한 정밀감식에도 들어갔다. 사망자 3명에 대한 신원확인 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군위=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