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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반환용 대출 허용 하루만에 “금지”

입력 | 2019-12-18 03:00:00

정부, 15억 넘는 집 대출금지 혼선
“가계약했는데…” 실수요자 발동동




정부가 16일 시가 1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초강력 대출 규제를 내놓자 이튿날부터 서울 시내 은행 창구와 부동산중개업소 현장에서는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정부도 발표 하루 만에 규제의 허점이 발견되자 서둘러 대책을 수정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익은 대책을 졸속으로 내놓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7일 “18일 이후 새로 구입한 초고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임차보증금(전세금) 반환 목적 대출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인 16일에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라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범위 내에서 허용한다는 해석을 내렸다. 하지만 이를 허용할 경우 투자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나중에 ‘전세 퇴거용’ 대출을 받아 세입자를 내보내는 편법을 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대책이 워낙 기습적으로 발표된 탓에 이미 집을 사기로 하고 가계약을 걸어놓은 사람들도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5일에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39m²를 12억 원에 구입하겠다며 가계약금 1000만 원을 넣어둔 수요자가 지금 난리가 났다. 해외 출장 일정으로 정식 계약을 24일에 체결하기로 했는데 대출을 계획만큼 받지 못할 처지”라고 했다. 주택 시세가 9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일 경우 23일부터 9억 원 초과분에 대한 LTV가 40%에서 20%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돈만 건넨 가계약은 계약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형민·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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