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 승패따라 1.5~3.5 접바둑 진행
대다수 전문가들 李 1승2패 예상
접바둑에 낯선 한돌 컨디션 변수

인공지능 한돌과 치수고치기 형식의 접바둑 3번기를 두는 이세돌 9단. 한국기원 제공
우선 첫 판에서 이 9단이 흑을 잡고 2점을 놓는 접바둑을 둔다. 보통 접바둑은 덤이 없는데 은퇴기에선 이 9단이 덤 7집 반을 한돌에게 준다. 현재 한돌의 알고리즘은 흑이 백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호선 바둑으로 세팅돼 있다. 덤이 없는 일반적 접바둑을 두려면 호선 바둑에 맞춰진 한돌의 알고리즘 세팅을 아예 다시 해야 한다. 그 기간이 1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2점을 놓고 덤 7집 반을 거꾸로 주는 방식을 택한 것.
이 같은 수치는 호선 바둑과 2점의 중간 정도여서 1.5점 접바둑이라고 할 수 있다. 바둑계에선 1.5점 접바둑으로는 프로기사가 인공지능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승준 9단은 “현재 최정상급 프로기사들도 인공지능에게 2점 접바둑으로 간신히 버티는 정도”라며 “전성기가 지난 이 9단이 1.5점 접바둑으로 인공지능을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 9단이 1국을 지면 2국은 3점을 깔고 덤 7집 반을 주는 ‘2.5점 접바둑’으로 둔다. 이 치수가 딱 맞는 치수여서 승패 확률이 반반이라는 것이 프로기사들의 중론이다. 이 9단이 여기서도 지면 3국에선 4점을 깔고 덤 7집 반을 준다. 이 대국은 40집 가까이 먼저 받은 상태에서 두는 것이어서 이 9단이 크게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2국에서 이 9단이 이기면 다시 1.5점 접바둑으로 돌아가는데 역시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 따라서 3번기에서 패-승-패, 혹은 패-패-승의 1승 2패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대다수다.
마지막 변수는 한돌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돌은 기력을 측정하는 레이팅 수치가 올 초 4200이었고 지금은 4500에 달한다. 문제는 호선으로 세팅된 실력이라는 것. 덤 7집 반을 받는다 해도 접바둑을 두기 위해선 오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대국이 성사된 한 달 반 전부터 다양한 테스트를 하고 접바둑에 익숙하지 않은 한돌에게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몰라 애가 탄다”며 “승패와 관계없이 제 실력만 발휘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