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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태자 황인범 “여기서 포기하면 도태될 것 같았다”

입력 | 2019-12-19 00:40:00

18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이 1대 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사진은 MVP 차지한 황인범. © News1


한국의 대회 3연패로 마무리된 2019년 동아시안컵의 최고 별은 황인범이었다.

황인범은 18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의 최종 3차전에서 전반 28분 멋진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려 1-0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 득점 덕분에 한국은 3연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3연패’와 ‘개최국 첫 우승팀’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

홍콩과의 1차전에서 프리킥 득점으로 한국의 첫 골을 기록했던 황인범은 일본전 결승골로 마지막 골까지 자신의 발로 만들어냈다. 그 공으로 MVP에 등극했으니 그야말로 황인범을 위한 대회였다. 최근 슬럼프에 빠지면서 팬들의 비난을 많이 받던 상황이었기에 더더욱 값진 비상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인범은 우선 “개인훈련까지 하면서 이 대회를 준비했다. 여기서 나약해지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도태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했다. 쉽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노력하고 더 많은 땀 흘리면서 스스로 핑계 만들지 말자는 각오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100퍼센트 내 모습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감을 어느 정도 되찾은 것 같다. 형들과 코칭스태프 모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인사한 뒤 “이번 대회가 끝난 것뿐이고 내 축구인생은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같은 영광스러운 순간을 많이 마주할 수 있도록 더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팬들의 비난 속에서 골을 넣고 MVP를 받은 것과 관련해 황인범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내 몫이고 평가는 팬들의 몫이다. 이번 대회로 비난이 줄고 칭찬받겠구나 생각하기 보다는 이 대회가 날 더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면서 “아직 소속팀으로 돌아가기까지 몇 주 남았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한일전에서 기록한 득점이라 더 의미가 컸다. 황인범은 “일본과의 경기는 항상 이겨야 하는 경기다. 상대 선수들보다 많이 뛰고 많이 생각하고 내 앞에 있는 선수를 꼭 이기자는 자세로 임했다”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공격수들이 많이 뛰어주면서 압박을 해줬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일본전을 끝으로 동아시안컵도 마무리됐고 동시에 2019년 벤투호의 여정도 일단락됐다. 돌아보면 좋았던 일도 있었고 괴로운 순간들도 있었다.

황인범은 “선수들끼리 내부에서는 절대 흔들리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는다. 경험 많은 형들이 어린 선수들의 중심 잡아주면서 좋은 방향으로 분명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경기 때마다 100%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그것이 쉽진 않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고 더 좋은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선수들이니 극복해야한다”고 외쳤다.

끝으로 그는 “책임감 가지고 내년에 펼쳐지는 2차예선은 물론 최종예선까지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팬들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덧붙였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