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전문학교 나온 故정운오씨, 한강관광호텔 세워 자수성가 가족들 “생전 늘 인재후원 말씀… 작고 31년만에 아버지 뜻 이뤄”
10월 2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에 참석한 고 정운오 씨의 가족. 왼쪽부터 외손자 이성원 씨, 셋째 딸 인선 씨, 첫째 딸 재은 씨, 정진택 고려대 총장. 둘째 딸 윤자 씨와 넷째 딸 혜선 씨는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고려대 제공
고려대는 “한강관광호텔의 창업주 고 정운오 씨의 네 딸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데 써 달라’며 102억 원을 학교에 쾌척했다”고 18일 밝혔다. 정 씨는 고려대의 전신인 보성전문학교 상과를 1941년에 졸업했다.
고인의 네 딸 재은, 윤자, 인선, 혜선 씨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사업체 매각 대금 중 102억 원을 전액 현금으로 고려대에 기부했다. 이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0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게 됐다”고 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자녀들이 ‘기부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알리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정 씨의 이름을 따 ‘정운오 기금’을 조성하고 ‘정운오IT·교양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인재 양성을 위해 기부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