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남해생선구이의 고등어, 조기, 갈치구이.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일상생활에서도 항상성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돈을 벌더니 사람 성격이 바뀌었다든지, 사업을 하면서 초심을 잃는다든지 하는 것들도 항상성이 깨진 결과입니다. 흔히 하는 우스갯소리로 구두쇠 친구가 갑자기 동창회에 큰돈을 기부하면 곧 회장 선거에 나올 것이라고 수군거리지요. 또 단체 대화방에서 평소 ‘눈팅’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 눈치 빠른 친구들은 곧 청첩장이 날아올 것임을 예측합니다. 옳든 그르든 이러한 ‘느닷없음’ 자체가 항상성이 깨진 것이고, 항심(恒心)이 무너진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과나 이발소를 수십 년째 한곳만을 다닌다면 이 역시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본능적 행동일 것입니다. 치과 치료 방법이나 헤어스타일이 갑자기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제가 주로 다니는 식당도 최소한 십 년이 넘은 곳들입니다. 뇌가 기억하고 또 기대하는 그 식당 특유의 맛이 있기 때문에 자동 반응으로 찾아가는 것이죠.
저는 생선구이 식당을 갈 때는 최소한 세 명 이상 동반을 합니다. 혼자이거나 둘은 생선 어종이 제한을 받으니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로 시키는 어종은 고등어, 갈치, 조기, 삼치 등인데 넉넉한 인심의 사장님은 꽁치나 청어를 서비스로 내주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생선껍질과 기름 오른 꽁치 내장구이에 낮술 한잔 하는 것이 소원입니다만, 이러다간 저의 항상성이 깨질까봐 아직 실행에 옮기질 못했군요.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 남해생선구이=경기 수원시 영통구 동수원로 537번길 7. 고등어구이, 조기구이, 갈치구이 1만1000∼1만3000원
○ 채운=경기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344번길 1. 고등어구이, 삼치구이, 갈치구이 정식 1만4000∼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