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빅 피쉬’의 한 장면. 넘버 ‘그녀에게 더 가까이’, ‘이 낯선 느낌’, ‘수선화’ (위에서 부터).
노란 수선화를 보면 생각나는 영화 ‘빅 피쉬’의 한 장면. 1만 송이의 수선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판타지 대가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빅 피쉬’(원작 다니엘 윌러스)가 2019년 12월 한국 초연 뮤지컬로 재탄생한 것.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빅 피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뮤지컬 ‘빅 피쉬’는 가족을 위해 위대해질 수밖에 없었던 허풍쟁이 아버지 ‘에드워드 블룸’과 그런 아버지의 인생을 아들 ‘윌 블룸’이 찾아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에드워드가 아들 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윌의 상상에 판타지가 탄생되는 작품이기에 현재 배경의 무대 배경은 차갑고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넘버 ‘이 낯선 느낌’의 배경은 병원 복도인데, 무채색에 가깝다. 반면 과거인 에드워드와 산드라가 처음 만난 켈러웨이 서커스장에서의 넘버들은 색채가 다양하며, 정크 예술 작품인 코끼리도 등장한다.
1막 엔딩이자 뮤지컬 ‘빅 피쉬’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넘버 ‘수선화’는 무대 예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에드워드가 산드라에게 평생을 바치는 순간 하늘에선 노란 꽃잎들이 흩날리고 양옆으로 서서히 벌어지는 무대 바닥엔 수선화가 가득 차있다.
산드라 역을 맡아 연기하는 김지우는 “아날로그적인 장치들에 힘을 받고 있다”라며 “사실 요즘 뮤지컬 공연들을 보면 특수한 기술들을 많이 사용한다. ‘빅 피쉬’의 특징은 사람이 직접 움직여 환상이 펼쳐지는 따뜻한 작품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에드워드와 같이 애쉬톤을 떠나온 거인 칼도 빼놓을 수 없는 ‘빅 피쉬’만의 자랑거리다. 퍼페티어를 담당한 이지형 디자이너는 3미터가 넘는 거인 인형을 기존 작업과는 달리 사전에 작업해보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려 공연 중인 뮤지컬 ‘빅 피쉬’는 2020년 2월 9일까지 공연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