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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4당 대표들, 與 석패율제 도입 거부 ‘성토’…“이해찬 결단만 남아”

입력 | 2019-12-19 16:51:00

손학규 "연동형 캡 억지 양보까지 했는데…"
심상정 "깊은 유감…與 여전히 당익 앞세워"
정동영 "셈법이냐 개혁이냐…이해찬 결단만"
유성엽 "자가당착·여측이심…집권여당 맞나"
與, 검찰개혁 先처리 제안에 "조변석개 안돼"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여야 ‘4+1 협의체’를 구성해 공직선거법 개정안 협상을 진행 중인 야4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대표들은 19일 민주당이 야4당의 ‘석폐율제’ 도입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성토를 쏟아냈다.

이들은 군소정당에 다소 불리한 ‘연동형 캡’(상한선)을 민주당의 요구와 선거제 개혁을 위해 수용했음에도 민주당이 야4당의 석패율제 도입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민주당에 ‘대승적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전날 야4당 대표들은 비례대표 50석 중 30석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연동형 캡을 수용하는 대신 지역구에서 아쉽게 낙선한 후보도 비례대표 명부에 올려 당선의 기회를 주는 석패율제는 반드시 도입키로 합의하고 이를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고 야4당이 제시한 합의안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연동형 캡만 수용하고 석패율제는 받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야4당을 향해 석패율제 도입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석패율제는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리가 연동형 비례대표 30석에 캡을 씌우는 (민주당의) 억지까지 양보했는데, 석패율제는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정치개혁의 중요한 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이날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가진 상무위원회의에서 “어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야4당 대표의 제안을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은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패스트트랙 원안의 원칙을 존중하자는 것을 강조했을 뿐 실은 민주당의 수정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의 도를 넘는 국회 유린 상황과 개혁의 좌초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오직 조속한 처리만 고려해 내린 대승적 결정이었다”고 역설했다.

심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서조차 민주당이 여전히 당익을 앞세운다면 국민은 민주당의 선거제와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개혁 의지를 갖고 있다면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 개혁의 마지막을 마무리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도 통화에서 “한쪽(민주당)은 석패율제 셈법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야4당)은 제도개혁을 외치고 있다”며 “셈법으로는 석패율제가 중요하지만 제도개혁의 핵심은 석패율제에 있지 않다. 셈법을 할 것인지, 제도개혁을 할 것인지 이해찬 대표의 결단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연동형 캡만 수용하고 석패율제는 포기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던 정 대표는 “제도개혁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연동형 캡은 받되, 석패율제는 지역구도 완화라는 최소한의 명분이 있으니 저쪽(민주당)에서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더니 계속 주판만 튕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4당은 특히 민주당이 지난 4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합의 당시 석패율제 도입에 찬성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석패율제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태도를 강하게 규탄했다.

정동영 대표는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합의했을 때 석패율제 도입에 민주당이 찬성하지 않았느냐”며 “수도권의 몇몇 의원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막판에 번복하는 것이 책임 있는 집권여당의 자세냐”고 일갈했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중진 구제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석패율제에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군소정당 후보 중에서 석패율제를 따지며 출마 여부를 결정할 후보가 누가 있겠느냐”며 “가정에 가정을 더하는 것은 너무 좁쌀 정치”라고 질타했다.

유성엽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역시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이번 결정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자가당착이고 여측이심(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올 때 마음 다르다)”이라며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의 한 마디가 이토록 가벼워서야 어찌 집권여당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지역구도 정치의 해소를 위해서 간절하게 요구했던 것이 석폐율제였는데, 이를 거부한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또 석폐율제는 이미 패스트트랙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제 와서 ‘나 몰라라’라 하는 것은 전형적인 모리배 정치”라고 비판했다.

야4당 대표들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야4당을 향해 패스트트랙 법안 중 선거제 개혁 법안보다 검찰개혁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여야 4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합의 당시 선거법 개정안 선(先) 처리를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얘기다.

손학규 대표는 검찰개혁 우선 처리에 대해 “웃기는 얘기 말라”면서 “선처리고 뭐고 국회를 이렇게 망가뜨려 놓고 지금 와서 민생법안 (선처리) 같은 헛소리하지 말고 선거법에 대해 민주당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대표도 “이 원내대표답지 않은 얘기다. 수시로 상황에 따라서 조변석개하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향후 야4당의 계획에 대해 “어제 합의문에서 밝혔듯이 확고한 공조로 선거제 개혁과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