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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 베트남 대표팀과 고향 산청 깜짝 방문

입력 | 2019-12-19 18:40:00

"어머니 연로하시고, 형님 건강 안좋다…용돈도 드렸다"
고향 주민들, 베트남 관광객들 몰려 사인요청 '인기 실감'




베트남 축구를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을 일궈낸 박항서 감독이 19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고향인 경남 산청을 찾았다.

이날 오후 박 감독을 비롯한 베트남 대표팀과 코칭진 등 40여명은 박 감독의 고향 산청군 생초면과 동의보감촌을 찾았다.

버스 1대를 타고 고향에 도착한 박 감독은 고향에 도착할때 고향집 입구에는 취재진과 팬, 베트남 유학생, 마을주민들로 붐볐다.

박 감독이 회색 잠바를 입고 버스에서 내려 고향집으로 향해 걸어가자 팬들과 베트남 사람들은 사인과 사진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이날 박 감독은 요양원에서 고향집에서 모셔온 모친 백순정(97) 여사를 선수들과 함께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마을입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취재진과 만난 박 감독은 고향을 찾은 소감을 묻자 “베트남 선수들이 감독님이 태어나고 자란 집을 보고 싶어 해 선수들과 함께 찾아왔다”며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유년기 시절을 보내고 추억이 담긴 곳이어서 찾을때 마다 항상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향이 최근 베트남인들 사이에서 관광지화 된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향이 관광지화되면 지역경제 활성화로 큰 도움이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고향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박 감독은 어머니를 만나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연세가 많다. 형님도 건강이 좋지않다. 그래서 언론등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않는다”며 “오는 22일 베트남으로 출국하기 때문에 어머니께 용돈도 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박 감독 일행은 모친 상봉 후 늘비물고기마을영농조합법인으로 이동해 이재근 군수와 이만규 군의회 의장, 체육회 관계자 등을 만나 간단한 환영행사를 가졌다.

이후 동의보감촌으로 자리를 옮긴 이들은 관광호텔에서 잠시 여독을 푼 뒤 식당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마치고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통영으로 향했다.

선수단 일행은 “우리 선수들이 대회를 치르며 크고 작은 부상도 입고 피로도 쌓였는데 감독님의 고향을 찾아 피로가 모두 회복되는 느낌이다”며 “나중에 가족들과 꼭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회사가 휴무여서 어머니와 함께 박 감독의 고향집을 방문했다는 베트남인 흐엉(35·한국명 김지윤)씨는 “우연히 박 감독의 고향집을 집을 찾았는데 실제 박 감독이 고향집을 찾아올지 몰랐다”며 계속해서 ‘대박’, ‘대박’을 외치며 뜻밖의 행운에 감탄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지리산 천왕봉의 기운을 받고 자란 산청 사나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정신으로 똘똘 뭉친 대표팀이 보여준 열정과 투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 지역에 계신 베트남 가정은 물론 우리 산청을 찾는 베트남 관광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정책을 발굴·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