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원하는 방위비 진짜 비용은
현재로선 드하트 대표의 발언과 그 행간을 짚어보며 개략적으로 추산할 수밖에 없다. 그는 시종일관 한국 방어와 직결되는 ‘진짜 비용(real costs)’을 반영해 SMA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면서 이는 부당한 요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순환배치 비용을 콕 찍어 언급했다.
군 안팎에선 일단 이 비용이 가장 큰 비중 중 하나를 차지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주한미군은 ‘한국 방어 전용 부대’인 만큼 순환배치 비용 상당 부분을 한국이 대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미 본토에서 1개 전투여단(6000명 안팎)을 9개월마다 한국에 순환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만약 병력 인건비와 무기장비의 감가상각 및 운영유지비는 물론 훈련비와 수송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최소 수천억 원에서 최대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 6월 중순 주한미군 순환배치 임무를 위해 미 본토에서 부산항으로 들어온 미 제1기병사단 제3기갑여단 소속 장갑차 등 기갑 전력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이 밖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미국의 ‘보완전력’ 비용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부족한 군사 능력의 제공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를 고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017년에 사드 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다른 군 소식통은 “이런 비용을 합치면 미국은 최소 25억 달러 이상을 ‘마지노선’으로 정했을 것”이라며 “나머지 요구액(25억 달러 안팎)은 한국의 미국 무기 구매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드하트 대표는 협상 최종 타결 시기에 대해 “염두에 둔 특정 날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 열심히 노력 중이고 내년 1월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조기에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한기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