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기자회견 진행…"선거 짓밟은 테러" 검찰조사서 송병기 부시장 업무수첩 확인 공약 좌초·경선 개입 등 주장…"권력 농단"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청와대 측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권력의 핵심부가 선거를 총괄 지휘했다”며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짓밟은 테러”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과 그의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자유한국당 법률자문위 부위원장)는 20일 오전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고 권력 핵심부가 사실상 선거대책본부가 돼 비서실과 경찰,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환경부를 비롯한 행정부처를 총 동원했다”며 “최종 책임자를 가려내 엄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시장은 송 부시장 업무수첩에서 청와대가 당시 김 전 시장의 상대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에 유리하도록 도운 부분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또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서 이뤄진 경찰 수사 등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전 시장이 추진해오던 산재모(母)병원 건립에 대해 청와대와 송 시장측이 논의한 정황도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산재모병원 공약은 ‘좌초시키는 게 좋다’며 내부 전략을 세운 사실을 확인했다는 취지다. 산재모병원은 지방선거 직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에 실패했다.
김 전 시장은 송 부시장이 문모 청와대 전 행정관에게 전달한 첩보 문건이 청와대를 거쳐 가공된 정황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초 제보 문건과 달리 청와대가 내려 보낸 문건에는 사건 관계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구체적으로 적혀있었다는 것이다.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송 시장과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시장은 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업무수첩 내용을 토대로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정하게 되면 ‘송철호가 불리하다’라는 내용이 있었다”며 “송 시장이 매우 늦게 입당한 점 등에 비춰 내부 경선이 이뤄진다면 권리당원 확보에 불리한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전 시장은 여당 등에서 이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 “본질을 흐트리려는 술책이다. 이 사건은 권력농단”이라며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