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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 침묵하는 北…미·중 ‘폭풍전야’ 공조 분주

입력 | 2019-12-20 14:53:00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17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News1


북한이 자체 설정한 협상 시한인 연말까지 열흘 정도가 남은 가운데 북한은 엿새째 이렇다 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연말 전후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해 상황관리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9일 베이징에서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미 양측은 한반도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것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국제사회에서도 기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미 두 나라가 가능한 한 빨리 대화와 접촉을 재개하고, 신뢰를 쌓아 이견을 적절하게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은 북한에 대해 한 목소리로 도발 자제와 회담 복귀를 촉구했지만 대응 해법에선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중러가 지난 16일 유엔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기습적으로 제출하자 미 국무부는 “시기상조”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이 했다.

이에 뤄 부부장은 전일 비건 대표와 협의 전 기자회견을 열고 안보리 결의안이 “현 국면에서 한반도의 교착 상태를 깨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재차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의 결의안 제출은 북한 도발 억제와 대북 영향력 유지 차원으로 보여지는데 동시에 미중 ‘파워 게임’의 성격도 드러났다는 분석이 있다. 이로 인해 향후 한반도 문제에서 중·러가 종전보다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 속에서도 관심을 모았던 북미 접촉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NHK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전날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만 한 채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비건 대표는 국무부 부장관 인준안이 19일 상원을 통과하면서 북·미 실무협상 대표자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그는 지난달 상원 외교위 인준청문회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 대해 ‘권한을 부여 받은 협상가’로 칭하면서 자신의 카운터파트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 전날인 지난 14일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는 한 차례의 담화를 발표한 이후 이날까지 엿새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노딜’ 이후 총 19번의 대미 비난 담화를 발표해 미국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선 북한이 이달 하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준비로 대외 메시지를 자제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비건 대표가 한일 방문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타당성 있는 단계와 유연한 조처”를 시간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기적 창조의 원동력-대중의 정신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강조국의 제일밑천은 억대의 재부가 아니라 혁명적 사상으로 무장한 정신력”이라며 내부 결속과 사상 고취를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