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과 재판부가 언성을 높이며 거칠게 대립했다. 검찰은 “전대미문의 편파 재판”이라며 재판부를 비판했고, 재판장은 검사 이름을 물으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여기에 변호인과 방청객까지 끼어들면서 시장판 싸움 같은 양상이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검찰과 변호인이 아닌, 재판부와 검찰이 법정에서 충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발단은 재판장이 이전부터 검찰 기소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고 이에 검찰이 강력 반발하면서 빚어졌다. 특히 10일 재판부가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일시 장소 등을 새로 특정해 공소장을 바꾸려는 검찰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검찰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공판기록에는 ‘별 의견 없음’이라고 기재했다. 이에 검찰이 항의했지만 재판장은 검찰의 발언 기회를 막았다.
그러나 검찰이 재판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내며 사실상 재판을 방해한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판장의 “앉아라”는 지시에도 이를 무시하듯 검사들이 한 명씩 일어나 재판부에 대한 항의를 이어갔다. 검찰이 재판 운영의 부당성에 항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작심한 듯 재판부를 흠집 내고 망신 주는 시위를 벌인 것은 재판부의 권위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법정 모독 행위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