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여야 정치권이 연내에 예산부수법안 및 민생법안을 처리하는 본회의를 열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추진하는 데 대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 협의체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란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는 23일 오전 11시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심재철·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등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소집했다.
여야가 극적 합의를 이룰 경우 23일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전에 합의가 되면 오후에 바로 본회의를 바로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에 “조건 없는 민생·경제 법안 처리를 제안한다”며 원포인트 본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여야 대치에 뒷전으로 밀린 22개의 예산부수법안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 220여개를 처리하자는 것이다.
선거법에 대한 ‘4+1’ 협의체의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성탄절 전까지 개혁 법안 처리가 쉽지 않게 되자 비쟁점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은 예산부수법안이 연내 처리돼야 내년도 예산이 정상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며 적극적이다. 이에 24일 국무회의에 내년도 정부 예산안 의결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예산부수법안 처리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끝끝내 국민을 무시하고 민생과 경제를 외면한다면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 함께라도 민생과 경제와 안보를 위해 국민의 명령을 흔들림 없이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당은 한국당을 뺀 4+1 협의체의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해 “날치기 예산 통과”라고 비판하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의장이)이전의 것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지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의장이)지난번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을 하실지 안하실지 모르겠다”며 ‘임시국회 회기 결정을 위한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문 의장 입장에 대해서도 “분명히 안건”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해를 넘겨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야당에도 부담이 되는 만큼 극적 타결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1 협의체의 원내대표급들이 이날 선거법과 본회의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만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오후 5시께까지 회동을 위한 조율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협의체에 참여하는 야당들이 요구한 석패율제 도입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국당이 이른바 ‘비례한국당’이라는 위성정당을 만드는 계획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4+1은 원내대표간 협의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으나,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후 5시께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오늘 회동 관련 계획,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안신당의 박지원 의원이 민주당을 제외한 야3당에게 석패율제 양보를 권유하는 메시지를 내 주목된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석패율은 민주당에 양보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만 시작해도 크게 진전된 개혁”이라며 “한국당은 안 들어온다. ‘4+1’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