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공사장에서 발생한 지반침하(싱크홀) 현장에 방수포가 덮여져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발생한 사고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54살 A 씨가 도로 아스팔트 지반이 무너지면서 3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2019.12.22/뉴스1
서울 영등포소방서,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22일 오전 7시 20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메리츠화재 건물 인근 지하공공보도 공사현장에서 아스팔트 지반이 붕괴하면서 지상에서 공사를 준비 중이던 작업자 최모 씨(53)가 3m 높이에서 추락했다. 최 씨는 오전 9시 10분경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지점 지하에서는 여의도역에서 대형복합시설 ‘파크원(Parc 1)’ 까지를 잇는 지하공공보도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경찰, 구청 등은 사고가 발생한 곳 지하에 매립된 상수도관에서의 누수를 싱크홀 발생의 주된 원인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 지점 지하에 흐르던 상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관을 흐르던 물이 흘러나와 상수도관 밑 부분의 모래가 휩쓸려 내려갔다는 것이다. 현장 감리업체 단장은 “상수도관을 지지하고 있던 상수도관 아래 부분 모래가 비면서 아스팔트와, 상수도관 위의 모래층이 함몰됐다. 육안으로는 상수도관의 약 50cm가 떨어져나간 상태였다”며 “해당 상수도관은 30년 정도로 노후화 돼 수압을 견딜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소장, 시공사 관계자 등 조사와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공사장에서 발생한 지반침하(싱크홀) 현장에 방수포가 덮여져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발생한 사고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54살 A 씨가 도로 아스팔트 지반이 무너지면서 3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구청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중이다. 2019.12.22/뉴스1
일산신도시 일대는 옛 한강변 장항습지를 매립해 만들어져 토지 기반이 취약하다. 이날 사고 지점과 불과 500여 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공사현장 인근에서는 2017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도로가 침하도고 균열이 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고 지점 바로 옆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순희 씨(66·여)는 “아파트까지 싱크홀 영향이 미칠까봐 불안해 아파트에서 계속 내려다보고 있다. 시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로 위 지뢰밭’인 싱크홀 발생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9건이었던 싱크홀은 2015년 186건, 2016년 255건, 2017년 279건, 2018년 338건으로 5년 사이 390% 늘었다. 상하수도 공사부실, 하수관 손상 등 상하수관 관련 싱크홀은 5년간 총 발생한 1127건 중 706건으로 전체의 62.6%에 달했다. 심기오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는 지하시설물들의 유지관리에 예산 투자가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 내구연한 다 되기 전 시설물을 교체해 싱크홀 등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