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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복원, 3월말이 데드라인”… 24일 아베와 담판 주목

입력 | 2019-12-23 03:00:00

文대통령 23일 訪中, 연쇄 정상회담… 아베와 15개월만에 정식 회담
靑 “日수출규제 일부 완화로는 부족… 7월이전 상태로 되돌리는게 목표”
시진핑과는 6개월만에 만남… 中 사드 보복조치 해제 방안 논의
시진핑 내년 방한 결론 내릴지 주목… 한일 통상장관 수출규제 완화 논의




한중일 FTA협상 진전 합의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중산 중국 상무부장,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왼쪽부터)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한일 양국 장관은 회의와 만찬 등 공식 일정이 끝난 뒤 10여 분간 수출 규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방중 결과에 따라 연말 한반도 정세는 물론이고 내년 외교 정책의 방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여 만에 정식으로 마주 앉는 한일 정상 간 논의 내용이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만나 수출 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을 앞두고 지난주 일본이 전격적으로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청와대 내부는 “이 정도로는 지소미아 복원과 맞바꿀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미국의 강력한 요청 등에 따라 지소미아를 조건부로 연장했지만, 청와대는 잠정적으로 내년 1분기(1∼3월)까지를 지소미아 복원의 ‘데드라인’으로 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올해 7월 이전의 상태로 돌리는 것이 목표”라며 “지소미아 유예를 무작정 오래 끌고 갈 수는 없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1분기가 지나기 전까지는 일본의 가시적인 조치가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갈등의 시작이 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 문제는 일단 두고,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와 한국의 지소미아 연장을 맞바꾸자는 의미다.

한중 정상회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주제도 만만치 않은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방중 첫 일정으로 시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개월여 만이다.

한중 외교 전문가들은 비핵화 이슈 외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 등 중국의 보복 조치 해제 계기가 될 시 주석의 방한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론 내려질지 주목하고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내년도 대외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양국 관계를 정상화시켜 경제 지표 개선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경제 지표가 악화됐던 것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갈등, 일본 수출 규제 등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며 “내년에 대중문화는 물론이고 관광 등의 분야에서 한중 관계가 정상화된다면 대외 경제에 상당한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열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완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중산(鐘山) 중국 상무부장,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이 참석했다. 주중 대사관 측은 “한중일 3국 경제통상장관 회의와 만찬이 끝난 뒤 성 장관이 가지야마 경산상과 10여 분간 한일 양국 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완화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의 통상 수장이 만난 것은 올해 7월 일본이 수출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뒤 처음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세종=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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