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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상회담, 예정시간 넘겨 55분 진행…엄중한 한반도 상황 공유

입력 | 2019-12-23 13:58:00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시간을 넘겨 55분 동안 진행됐다.

23일 오전 11시30분(이하 현지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 1층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당초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정과 달리 25분이 길어지면서, 낮 12시 25분께 회담이 종료됐다. 낮 12시부터 정상 간 예정됐던 오찬 일정도 40분이 지난 낮 12시 40분에서야 시작했다.

북한이 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화 궤도에서 북한의 이탈을 막기 위한 한중 정상 간 외교적 공조 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시 주석에게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한중)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며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의 회복의 필요성도 에둘러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많은 성과와 변화들이 있었다”며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 불을 넘어섰고 80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의 꿈(中國夢·중국몽)이 한국에 기회가 되듯이 한국의 꿈 역시 중국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와 한국의 ‘신(新) 남방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언급했다.

이어 “내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 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즐겨 인용하던 맹자(孟子) 공손추(公孫丑) 하편에 등장하는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문구를 언급하며 한중 관계 발전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맹자는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고 했다”면서 “한·중은 공동 번영할 수 있는 천시와 지리를 갖췄으니 인화만 더해진다면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역내 평화와 자유무역체제를 추구하는 한중 간 공통점을 언급하며 모두 발언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 나아가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며 “우리는 양자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안정·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된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문 대통령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