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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스포츠동아 공동기획中] 사회 전반에 퍼진 불법스포츠도박 불감증

입력 | 2019-12-24 05:30:00

중·고교생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대다. 청소년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불법 도박을 접하기 쉬워졌다. 청소년 대부분은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 더 큰 문제다. 스포츠토토가 건전한 청소년 스포츠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행한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추방 캠페인 모습. 사진제공|케이토토


불법스포츠도박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심각한 것은 청소년들도 쉽게 접할 수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죄의식 없이 다가간다는 것에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은 ‘2차 범죄’를 유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척결해야할 과제 중 하나다. 스포츠동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 케이토토와 함께 불법스포츠도박의 실태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집중 기획 시리즈를 세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최근 10년 사이에 전·현직 선수·감독 등이 불법스포츠도박 및 승부조작에 연루돼 팬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남긴 아픔이 있다. 이후 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불법스포츠도박 근절 교육을 비롯해 사전 예방책도 마련됐다. 불법스포츠도박 파문을 일으켰던 종목들은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당시의 아픔을 조금씩 털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불법스포츠도박의 그림자는 경계심이 풀리는 순간 또 다시 모든 것을 수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법스포츠도박은 몸집을 불리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은 접근 방식이 용이하다. 높은 배당률과 구매 금액 제한 없이 베팅이 가능해 ‘한 탕’을 노리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무작위로 발송한 불법스포츠도박 광고 문자를 누르기만 해도 해당 사이트에 연결이 된다. 인터넷방송 진행자(BJ)를 통해 홍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두거나 해외현지법인으로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현행법만으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단속하기가 어렵다. 사행산업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불법스포츠도박 수사 의뢰는 152건에 달한다. 전년도 132건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이처럼 불법스포츠도박은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우리 생활 속에서도 언제든지 접할 수 있을 만큼 가까워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경각심은 낮아지는 추세다. 몇 년 전에는 다수의 연예인들이 불법스포츠도박을 한 증거가 포착되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한 프로야구단 직원이 불법스포츠토토를 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불법스포츠토토로 인해 선수 생활이 단절된 선수가 은퇴 후 버젓이 외부 활동을 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불법스포츠도박 불감증이 불러온 사례다.

아직까지 불법스포츠도박을 ‘불법’으로 인지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경우, 그 심각성이 더 하다. 도박도 습관이다. 청소년 시절에 손 댄 도박은 어른이 돼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지난해 재학 중 청소년(중학생 1만655명·고등학생 6865명), 학교 밖 청소년(청소년 지원센터 809명·청소년쉼터 232명·비인가 대안학교 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재학 중 청소년 가운데에서는 7.1%가 성인이 된 후 합법 사행활동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기에 도박에 재미를 붙였기 때문에 성인이 돼도 이를 이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도박문제 수준이 심각해질수록 사행활동 참여의향이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특히 국경 없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불법도박 시장의 확산으로 문제의 심각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에 비해 위험요인이 높기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더 필요할 때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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