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리며 최종적으로 진행을 거부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 의장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며 본회의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문 의장은 23일 오후 7시57분께 개의된 본회의에서 “국회 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을 상정한다”며 “이 안건에 대해 심재철 의원 등 108인으로부터 무제한 토론 요구가 제출되었지만 국회법 결과 회기 결정의 건은 무제한 토론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찬반토론은 신청이 있으면 허용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찬반토론을 위해 주호영 한국당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겼으나 주 의원은 “국회법에 의해 부의된 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이 신청된 경우 의장은 반드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해야 한다”며 “의장이 임의로 해석하고 결정하는 것은 불법이다. 직권남용과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불법과 나눠먹기 야합, 거듭된 무리수로 점철된 이 정권과 민주당의 패스트트랙은 폭망의 패스트트랙이 될 것”이라며 “법 규정에 따라서 지금부터 무제한 토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한된 발언시간이 지나자 주 의원이 말하던 도중 마이크는 꺼졌고 문 의장은 “토론을 다하셨느냐. 그러면 내려가달라. 시간이 다 됐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문 의장 주위로 몰려가 “기다리라”, “시간이 뭐가 다 됐느냐”며 격렬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어 “불법 의장”, 아들 문석균 씨의 공천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아들 공천”, “공천 대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더 이상의 진행이 어렵도록 막았다.
본회의장에 자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버티고 있는 주 의원을 끌어내리려고 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내려와라. 불법 점거”라고 소리치는 등 여야 의원들은 격렬하게 충돌했다.
소란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문 의장은 오후 8시20분께 임시회 회기 결정 건에 대한 수정안을 표결에 붙였다. 표결 결과 한국당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석 157명 가운데 찬성 150명, 반대 4명, 기권 3명으로 가결이 선포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환호했고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피켓을 들면서 삿대질을 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 “국회법에 없는 불법 만행”이라고 소리치며 따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원천 무효”라며 항의를 이어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