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전문연구소-中企 손잡고 칡 활용 천연섬유 국내 첫 개발 모시-리넨 등 기존제품 대체 가능
전남산림자원연구소와 한국실크연구원, KOTITI시험연구원, 한국섬유패션협동조합, 침구류 제조업체 ‘화이트리퍼블릭’이 이달 초 국내 최초로 공동 개발에 성공한 칡 섬유로 만든 수건과 의류 시제품. 화이트리퍼블릭 제공
한국섬유패션협동조합은 전남산림자원연구소와 한국실크연구원, KOTITI시험연구원, 침구류 제조업체 ‘화이트리퍼블릭’과 공동으로 칡의 줄기에서 추출한 실로 수건과 의류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5개 기관이 올해 4월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임업진흥원이 주관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지 8개월 만에 낸 성과다.
산림청은 매년 예산을 들여 제거해야 하는 칡을 활용할 방안을 고심해 왔다. 올해 초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칡의 활용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하면서 이번 연구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한국임업진흥원은 2021년 말까지 5억5000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칡 섬유 개발이 본격화되면 폐기 처분되는 칡의 상당량을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능도 모시나 삼베, 리넨 등 기존 천연섬유에 뒤지지 않는다. 실제 일본에서는 칡 섬유로 만든 의류나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섬유패션협동조합 김해곤 이사장은 “칡 섬유가 국내에 원료가 많지 않아 비싼 기존 천연섬유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국에 칡을 수거하는 시스템과 자동화 설비를 갖춰 칡 섬유 제품을 양산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