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A. 경제학적으로 노동생산성이란 간단히 노동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의미합니다. 일정한 기간에 동일한 노동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했느냐는 것이죠. 실제로 노동생산성은 생산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누어 추정합니다. 생산량은 원재료와 중간재를 제외한 부가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사용하며 노동투입량은 노동시간으로 계산합니다. ‘2만 원/시간’같이 노동시간당 부가가치로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한국 등 선진국의 출산율 하락에서 나타나듯이 경제가 성숙할수록 사람은 상대적으로 희소해집니다. 생산요소로서 자본에 비해 노동이 더 귀해진다는 뜻이죠.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자본을 더 많이 쓰더라도 노동을 더 적게 사용하는 방식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여야만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장기적인 경제성장 추세와 노동생산성은 거의 같이 움직입니다. 반면 자본생산성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일정한 증가 및 감소 추세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노동생산성 증가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진보, 자본 축적, 노동의 질적 수준 제고 등 세 가지 요인을 모두 개선해야 합니다. 먼저 한국의 기술 진보는 그동안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데 바탕을 둔 ‘따라잡기식’이었습니다. 이제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만큼 다른 국가를 모방할 여지가 줄어들었으므로 모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선도적인 기술 개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꾸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사양 산업이나 성장 여지가 적은 분야에 자본을 계속 투입하는 것은 피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이나 각종 사회적 인프라 같은 효율적인 투자처를 새롭게 발굴해내야 합니다. 셋째, 교육제도를 개선해 창의적인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직장에서의 직업훈련체계 역시 노동자들이 혁신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 체계로 정비돼야 합니다. 직장 내 조직문화 및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해 노동자들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노동생산성의 둔화 추세는 인구 고령화같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이를 되돌리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국가와 기업, 노동자들이 노력하기에 따라 그 추세를 늦추거나 생산성을 다시 높이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한 만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충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