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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日엔 “관광 협력”… 한국엔 언급 없어

입력 | 2019-12-24 03:00:00

[한중일 정상회의]한중-중일 회담 발표 미묘한 차이
中정부, 日의 시진핑 초청 밝혔지만 한국측의 방한 요청은 공개 안해
CCTV는 韓-日 순으로 회담 보도




관영 중국중앙(CC)TV는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주요 동정을 보도하는 오후 7시(현지 시간)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 첫 소식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보도했다. 이날 만찬과 함께 진행된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그다음 소식으로 전했다.

하지만 한중, 중일 정상회담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중국 정부의 태도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내년 가까운 시일에 시 주석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시 주석의 내년 봄 일본 국빈 방문을 고도로 중시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이는 시 주석의 내년 봄 일본 방문 논의에 진척이 있었지만 한국 방문 논의는 아직 본격 협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중국 측은 그 대신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서로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배려해야 한다. 양자 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내디딜 수 있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시 주석이 방한 조건으로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해결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시 주석이 아베 총리에게 “관광 협력을 제기했다”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과의 대화에선 관광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에 해당하는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제한을 아직은 완전하게 풀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으로 갈등설이 나오는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중국 ‘괴롭힘’을 가리키는) 바링(覇凌) 행위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미국을 비판하고 한중의 공동 대응을 요구했다. 아베 총리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선 미국에 대한 비판이나 공동 대응 요청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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