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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韓日정상 “대화 통한 문제 해결”… 가시밭길도 피하지 말라

입력 | 2019-12-25 00:00:00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어제 중국 청두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교착상태를 지속해온 양국 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총회 이후 15개월 만이다.

예정된 30분을 넘겨 약 45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철회를 당부했고 아베 총리는 수출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자고 답했다.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서는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대를 이뤘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두 정상은 또 최근 한반도의 엄중한 정세와 관련해 한일, 한미일 간 긴밀한 공조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간에는 한 번의 만남으로 풀기에는 너무 방대하고 얽힌 문제들이 쌓여 있다. 그럼에도 두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관계 악화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잠시 불편한 일이 있어도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며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베 총리도 “우리는 이웃이고 서로의 관계가 무척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한일 간에는 그간 강 대 강 대치와 갈등만이 반복돼 왔지만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해빙 기류가 조금씩 조성됐다. 일본은 20일 수출규제 품목 3개 중 1개에 대해 규제를 완화했고, 앞서 한국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보류했다. 18일에는 강제징용 관련 해법인 ‘문희상 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어제 한일 정상이 마주 앉아 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해법은 단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인내심이 필요하다. 양국 지도자의 정치적 용기와 설득의 리더십이 특히 요구된다. 양 정상은 더 이상 국내 지지 세력을 의식해 동아시아 국제정세의 흐름을 역행해서는 안 된다. 동아시아 발전과 평화를 위해서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미래를 열어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