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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도발’ 초읽기 들어간 北 향해, 연이틀 제재완화 메시지

입력 | 2019-12-25 03:00:00

文대통령, 동북아 철도공동체 제안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식수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24일 중국 쓰촨성 청두 두보초당에서 한중일 협력 20주년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두보초당은 중국 대표 시인인 두보가 거주했던 곳으로 그의 자료를 전시한 건물이 조성돼 있다. 청두=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강조하는 등 중국의 대북제재 완화론에 힘을 실으면서 대북제재 공조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제재완화론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도발 초읽기에 들어간 북한을 달래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플랜B’로 꺼내 든 카드지만, 결과적으로 중-러와 스탠스를 같이하면서 미국, 일본과의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 중국과 보조 맞추며 남북 철도 연결 강조한 文

문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중국 청두 세기성 박람회장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동북아에서 철도공동체를 시작으로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평화안보 체제를 이뤄낸다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다시 한번 남북 철도·도로 연결 의지를 밝혔다. 동북아 철도공동체는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구상. 남북 철도 연결을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를 철도로 잇는 사업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등이 참여하자는 내용이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전제조건인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러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추진 결의안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담에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통한 동북아 철도공동체를 함께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미국의 반대로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를 통과할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비핵화 협상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가 3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리 총리 역시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싶다”고 했다.

○ 美는 대북제재 강화-중국 세컨더리 제재 준비


하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지역 안전 보장의 심각한 위협”이라며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 북-미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일이 일중한(한중일) 3국의 공통된 입장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북제재 완화 불가에 한층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감행하면 대북제재 강화는 물론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secondary sanction)를 준비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미국 행정부 소식통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가 아니라 그걸 예상하라(expect it)고 말할 것”이라며 관련 기류를 전했다. 최근 백악관 관리들과 연쇄 접촉한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담당 국장도 본보와 통화에서 “제재 완화 문제가 북-중 무역협상과 얽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대북제재를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일관적이고 미국 반응과도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청두=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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