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선정 위암분야 베스트닥터 노성훈 강남세브란스병원 특임교수 맵고 짜고 태운 음식 피하고 신선한 과일-야채 충분히 섭취를 우유 또는 유제품 챙겨 먹고 금연과 함께 정기 검사도 필수 암투병 경험담 생생하게 들려줘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청 1층 로비에서 열린 강남건강토크쇼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 노성훈 위장관외과 특임교수가 암 예방과 극복을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동영상 캡쳐
연세암병원장을 맡던 노 교수는 올 5월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위암수술팀을 새로 꾸렸다. 노 교수팀은 지난달까지 위암수술을 300차례 넘게 치렀다. 3, 4기 진행성 위암 치료에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노 교수는 2000년 국내 처음으로 수술 전후 사용하던 콧줄과 복강 내 심지(배액관)를 쓰지 않았다. 산부인과에서나 쓰던 무통주사를 도입해 회복기간 환자 삶의 질을 높였다. 1989년 수술칼 대신 세계 최초로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꾼 전기소작기로 위암수술을 시행했다.
노 교수 자신이 2014년 후두암에 걸려 투병생활을 성실하게 이어가고 있다.
○ 위암 위험인자, 발암물질을 줄여라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암 발생자는 22만9180명으로 이 중 위암 환자는 13.3%인 약 3만 명이다. 여전히 암 순위 1위다. 위암은 유전자 변이가 주요 발생 원인이다. 그 유전자 변이를 발암물질이 일으킨다. 일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발암물질은 짜거나 탄 음식, 흡연, 헬리코박터 등이다. 햄, 소시지 같은 육가공품에 함유된 질산염화합물도 위험인자다.
위 내시경검사는 40세 이상이면 2년에 1번하고 가족력이나 위축성위염 등의 위험인자가 있으면 매년 하는 것이 좋다.
노 교수는 위암 예방을 위한 5가지 실천 수칙을 설명했다. 맵고 짠 음식이나 태운 음식, 훈증한 음식 등은 피한다.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를 충분히 섭취한다. 충분한 양의 우유나 유제품을 섭취한다. 금연을 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정기적인 위 내시경이나 상부 위장관조영술 검사를 받는다.
○ 암을 극복하는 5가지 방법
이날 건강토크쇼에서는 암 환자가 어떻게 하면 암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노 교수가 이야기하는 첫 번째 암 극복 방법은 여기저기서 하는 ‘뭐가 몸에 좋다더라’는 이야기에 솔깃해하지 말고 의료진을 신뢰해야 된다는 것이다. 노 교수는 “암 진단을 받은 뒤 여기저기 의사를 거치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두 달을 넘기기도 하고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바람에 간이 손상돼 항암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자신의 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은 주치의이기 때문에 그가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암에 걸리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혹시 잘못되지는 않을까’ ‘재발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빠지다 보니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려면 매사에 긍정적으로 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 교수는 “나도 암 환자가 되니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게 되더라”면서 “의료진을 믿고 따라가면서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병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주변의 격려다. 암 환자 주위 사람들의 생각과 배려, 격려의 말 한마디가 힘이 된다.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와 친지 등 자신의 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격려가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인 검진이다. 암 환자는 재발 가능성이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치료 후 만 5년이 중요한 시기다. 이 5년간 병원마다 검사 스케줄이 있다. 이때는 암 환자들이 검사에 잘 따른다. 하지만 5년이 지나면 다 나았다고 생각해 검사를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다. 노 교수는 “5년이 지나도 암에 걸렸던 사람은 일반인보다 재발 가능성이 높다”면서 “5년이 지나도 정기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