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머 “186이닝 소화, ERA 4.27” 지명타자제 시행 AL 공격 강하고 토론토 전력 감안하면 박하지 않아
“초대박 사인, 기쁜 마음으로 갑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왼쪽)이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와의 계약을 위해 25일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931억 원)의 대형 계약에 합의한 류현진은 메디컬테스트를 거친 뒤 계약서에 사인한다. 인천=뉴시스
‘와일드 웨스트(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죽음의 동부(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로 옮기게 된 류현진에 대해 현지에서는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야구 통계예측 시스템 스티머(Steamer)는 내년 시즌 류현진의 성적을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27로 예상했다. 류현진이 올해 LA 다저스에서 기록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고려하면 다소 박한 수치다.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승(106승 56패)을 달성한 다저스와 달리 토론토는 67승 95패(승률 0.414)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화려했던 다저스 야수진에 비해 공격력은 물론 뒤를 받쳐줄 수비진도 떨어진다. 더구나 안방으로 쓰는 로저스 센터는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중간과 우중간까지의 거리가 114m밖에 되지 않는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팀들은 내셔널리그에 비해 공격력이 훨씬 강하기도 하다.
스티머는 이에 따라 피홈런은 올해 17개에서 29개로, 볼넷 허용 역시 24개에서 42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무적인 것은 예상 투구 이닝이다. 스티머는 내년 시즌 류현진이 31경기에 등판해 186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해이던 2013년 192이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이다. 류현진은 올해는 29경기에 등판해 182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판타지 게임 업체인 판타지프로스는 내년 시즌 류현진의 예상 성적을 10승에 평균자책점 3.51로 예상했다. 패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측은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지난해 이맘때 스티머는 류현진의 2019시즌 성적을 23경기 등판에 9승 7패, 평균자책점 3.67로 예상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1년 내내 리그를 압도하며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