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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자 집에 닭강정 30인분 거짓 주문”

입력 | 2019-12-26 03:00:00

업체 주인 “배달갔다 사연듣고 분통… 가해 20대들 업무방해 고발할 것”
경찰 “접수되면 사실관계 조사”




고교 시절부터 한 학생을 괴롭혀 온 20대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집으로 닭강정 30인분을 거짓 주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문을 받은 음식점 주인은 거짓 주문을 한 20대들을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음식점 주인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닭강정을 무료로 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33만 원이 결제된 영수증 사진을 올렸다.

A 씨는 “30인분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을 갔더니 주문자 어머님으로 보이는 분이 시킨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며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얼굴이 굳어지면서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 아이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답하셨다”고 주장했다. 영수증 배달 요청사항에는 ‘아드님 ○○○ 씨가 시켰다고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모두 20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피해자의 어머니가) 일단 결제는 하시겠지만 ‘강정은 먹을 사람이 없으니 가져가 달라’고 하셔서 세 박스만 남기고 돌아왔다”면서 “오후 6시에 주문하셔서 해당 닭강정의 판매는 불가능해졌다. 무료로 드리려고 하니 원하시는 분은 매장을 찾아주시라”고 게시판에 알렸다. 또 A 씨는 “그분과 아드님을 돕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이런 경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연을 접한 한 변호사가 25일 도움을 주겠다며 연락했지만 A 씨는 이를 정중히 사양했다. A 씨는 피해 금액이 적고 업무방해 내용도 단순해 고소장 작성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A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피해자 어머니의 결제 명세는 카드사에 연락해 강제로 취소했다. 같이 분노하고 응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25일은 공휴일이라 고소장 접수는 26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25일 “A 씨가 고소장을 접수시키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남=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