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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여건에 이르는 민생법안이 연내 처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패스트트랙 법안을 두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번갈아 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벼랑끝 대치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당이 민생법안까지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매우 ‘이례적인 수’를 둔 것이 단초가 됐다. 물론 한국당은 민생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발동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국회에 접수된 필리버스터 신청서는 거둬들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앞두고 한국당이 기존의 합의를 뒤집는 일마저 반복되자 민주당은 “더이상 한국당을 못믿겠다”며 민생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앞서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본회의에선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나 선거법 개정안은 다음에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지체없이’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와 함께 끝나기 때문이다. 다음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는 똑같은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토론을 할 수 없다.
선거법 개정안 외에도 순서를 기다리는 패스트트랙 법안은 6건이 더 있다. 공수처 설치법안과 검경수사권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관련 법안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다.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3~4일씩 끊어서 여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다. 만약 한국당이 검찰개혁 관련 법안에만 필리버스터를 걸어도 꼬박 10일정도가 소요된다.
180여건에 이르는 민생법안 처리 시일은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먼저 본회의를 통과하면 민생법안이 한결 수월하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후순위로 미뤄뒀다. 패스트트랙 법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국당이 임시국회 회기 결정 안건은 물론 예산부수법안마저 협조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생법안 선순위 처리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라는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실제 문희상 국회의장는 지난 23일 열린 여야 교섭단체 3당(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민생법안과 예산부수법안만 통과시키는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한국당의 반대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문 의장이 민생법안에 걸어 놓은 필리버스터를 풀어달라고 요구했으나 한국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본회의에 오른 민생법안으로는 Δ쇼트트랙 심석희 선수의 미투 고백을 계기로 체육계 성폭력을 방지하고자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Δ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제도 도입을 규정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Δ상가건물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까지로 확대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달 29일 민생법안 199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에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민생법안에 대해서만큼은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에 접수한 필리버스터 신청건을 철회하지는 않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본회의에서 실제로 행사하지만 않으면 자동적으로 법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수 있다”면서 “민생법안은 표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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