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여성 선장 탄생…현대상선, 38세 전경옥 선장 발탁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인 전경옥 현대상선 ‘현대 커리지(HYUNDAI COURAGE)호’ 선장. (현대상선 제공)© 뉴스1

“여전히 바다가 여성에게는 좁은 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성으로 처음 우리나라 국적선사의 선장이 된 전경옥(38) 선장의 소감이다. 현대상선은 26일 승선 경력 11년차 전씨를 선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전 선장은 중동 항로인 ‘KME’(Korea Middle-East Express) 노선에 투입된 8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현대 커리지호’에 승선 중이다.

현대상선은 앞서 지난 12일 국적선사 첫 여성 기관장(고해연·34)을 배출한 데 이어 첫 여성 선장을 배출한 선사가 됐다. 전 선장은 2005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현대상선에 3등 항해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2등 항해사, 2008년에는 1등 항해사로 승진했으며 입사 후 벌크선 1년 근무 외에 계속 컨테이너선만 타온 전문가다.

선박에서 선장은 모든 승무원을 지휘·통솔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적화물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전 선장은 “10여 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여성 캡틴(선장)이 탄생했다는 사실, 그 출발이 현대상선이며, 굳이 나 자신이라는 이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영광이며 조직에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성이 해양대학교 금녀의 벽을 뚫고 입학한 지 거의 30년이 다 돼가는 시점이라는 것은 좀 안타까울 뿐”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선장은 끝으로 “10년 후에는 더 많은 여성 후배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기를, 또 그들이 캡틴이 된다 해도 더는 기사화되지 않을 수 있는 양성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나 또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해운업계 사상 최초로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과 기관장을 임명한 현대상선에는 총 8명의 여성 해기사가 재직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