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은 2019년에도 케이팝의 세계적 명성을 높였다. 사진은 방탄소년단이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SBS 가요대전’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 명과 암 엇갈린 ‘2019년 가요계’ 결산
BTS 투어 수익금 무려 1360억원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관왕 쾌거
승리·양현석 논란으로 ‘YG’ 흔들
프듀 조작으로 오디션 신뢰 추락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3관왕 쾌거
승리·양현석 논란으로 ‘YG’ 흔들
프듀 조작으로 오디션 신뢰 추락
2019년 가요계는 명과 암이 극명하게 엇갈린 한 해였다. 방탄소년단의 등장 이후 케이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류로 올라섰다. 방탄소년단과 슈퍼엠, 블랙핑크 등 케이팝 스타들의 빛나는 성취는 한국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사를 새로 쓰게 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가수들의 잇단 사건과 사고로 얼룩지기도 했다. 대중가요사에 큰 오점을 남긴 버닝썬 사건, 오디션 열풍을 정점으로 끌어올린 ‘프로듀스’ 전 시즌 조작 논란 등은 케이팝의 위상을 무색하게 한 사건들이었다.
● 방탄소년단·슈퍼엠 ‘노는 물이 달라’
올해도 방탄소년단은 ‘훨훨’ 날았다. 자신들에게 불가능한 무대는 없다는 듯,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갔고 엄청난 수익도 거둬들였다. 4월 발표한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를 통해 빌보드 앨범 차트 ‘빌보드200’ 1위에 오르며 세 음반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이 앨범을 통해 한국가수 최초로 영국 오피셜차트 앨범차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과는 앨범 발표와 동시에 진행한 스타디움 투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졌다.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를 통해 연 100만여 관객을 끌어 모았고, 티켓 판매 금액도 1360억 원(미국 박스스코어 집계)에 달했다.
올해 방탄소년단 못지않게 눈부신 활약을 펼친 그룹은 또 있다. 프로젝트 그룹 슈퍼엠은 10월 미국 무대에 데뷔하면서 동시에 첫 번째 미니음반 ‘슈퍼엠’을 통해 빌보드 정상에 올랐다.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어 빌보드를 점령할 가수가 누구일지 국내외 호기심이 집중된 가운데 엑소, 샤이니, NCT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힘을 합쳐 만든 슈퍼엠이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케이팝의 위상을 알렸다.
양현석(왼쪽)-승리. 동아닷컴DB
● 성범죄·마약·자살·조작…
화려한 조명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올해 초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논란은 아이돌 스타들의 성폭력과 불법 동영상 촬영, 마약 등 각종 범죄들이 줄줄이 드러나는 단초가 됐다. 빅뱅, 투애니원, 블랙핑크 등을 키워낸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전 대표프로듀서가 외국인 투자자 성매매 알선과 상습 도박, 협박 등 혐의로 입건되기까지 했다. 결국 양현석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고, 승승장구하던 ‘YG제국’도 휘청거렸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휘말린 정준영, 최종훈 등 가수들도 잇따라 구속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충격적인 사건이 뜸해질 무렵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전 시리즈 조작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오디션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와 정체성은 바닥으로 추락하는 등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연이은 흥행으로 ‘스타PD’로 군림했던 연출자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구속되며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겼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