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을 빨리 보내 달라.”
22일 오후 6시경 A 씨(39)가 광주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112상황실은 A 씨의 집과 가까운 지구대 경찰관 B 경위 등에게 출동하라고 지시했다. A 씨의 집에 도착한 B 경위 등은 신고 이유를 묻자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B 경위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A 씨를 지구대로 데려가 자살예방센터 상담을 받게 했다.
상담을 받고 귀가한 A 씨는 24일 오후 11시경까지 112 신고를 계속했다. 7차례나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신고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A 씨는 “출동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빨리 출동해라”는 말만 거듭했다. A 씨는 또 “경찰관들이 폐쇄회로(CC)TV로 자신을 감시한다”고 횡설수설했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A 씨 가족들과 전화로 통화하고 동사무소, 자살예방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