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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자발적 매춘’ 발언 연세대 류석춘 교수, 내년 강의 등록 논란

입력 | 2019-12-27 16:14:00

내년 '개설 예정 교과목'에 류 교수 강의 등록
위안부 발언 조사, 아직 첫 단계에 머물러 있어
연세대 "아직 확정 아냐…최종 징계 결과 봐야"
총학 "개강 전 징계 위해 학교 측에 요구 예정"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강의 중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 등의 발언으로 고발 당해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연세포털 등에 류 교수의 내년 1학기 강의 계획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류 교수의 이름으로 된 강의 계획이 ‘개설 예정 교과목’ 리스트에 올라온 만큼 연세대 측이 아직 강의를 승인한 것은 아니지만, 류 교수에 대한 연세대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개강 이후 류 교수가 다시 강단에 설 수 있다.

27일 연세대에 따르면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류 교수의 위안부 발언 내용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세대 측은 “개강하는 내년 3월 전까지 최종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조사는 아직까지 첫 단계인 윤리인권위원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류 교수에 대한 연세대 측의 조사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윤리인권위원회가 조사 결과 류 교수의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교원인사위원회에 징계를 건의할 수 있다. 교원인사위원회는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교원징계위원회에 징계 요청을 할 수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윤리인권위원회에서 아직 다음 단계로 조사 결과를 제출하지는 않았고 아직 진행되고 있는 만큼 교원인사위원회와 교원징계위원회를 다 거쳐야 한다”며 “징계 여부 결정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학교가 조사를 일부러 늦추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설 예정 교과목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고 무조건 강의가 열리는 것이 아니고 개인 교원의 사정과 수강신청자 수 등을 검토한 뒤 정해진다”며 “류 교수 같은 경우는 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징계 결과에 따라 강의 개설 여부가 확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학생회 등 연세대 학생들은 내년 1학기 개설 예정 교과목 리스트에 류 교수의 강의가 올라온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권순주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아직 학교 측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우선은 조금 더 지켜볼 예정”이라면서도 “만약 학교 측의 조사 속도가 더뎌지는 것 같다고 하면 내년 개강 전에는 징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학교 본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는 지난 9월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일제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비유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또 이에 대해 질문을 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등의 말을 하며 성희롱 논란까지 일었다.

이후 류 교수는 위안부 발언에 대해 “학문의 영역은 감정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라며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최신 연구 결과인 이영훈(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의 연구를 인용해 직선적으로 그 내용을 설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세대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를 중단 조치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류 교수를 고발했다.

한편 류 교수는 내달 경찰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류 교수의 첫 소환 조사 일정을 내년 1월로 잡았다.

경찰은 지난 10월 류 교수를 고발한 정의연과 서민민생대책위원회를 대상으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