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불명 반송품 우체국서 가져가…일부 반품받았지만 '황당'
우체국에서 보낸 등기우편물이 우체국에서 사라졌다?
27일 대덕특구에 위치한 모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최근 이 출연연은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보낸 우편물이 사라지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연구원은 이달 10일께 2020년 경자년(庚子年) 달력 100부를 제작해 근처 우체국을 찾아 서울에 소재한 유관기관 B연구회에 등기로 송부했다.
연구원은 수취인 주소를 오타로 잘못 기재한 탓에 우편물이 전달되지 못한 채 우체국으로 반송된 사실을 확인됐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생겼다.
반송된 등기우편은 우체국에서 한 달여간을 보관한 뒤 폐기 등의 방법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이번에 반송된 달력은 우체국으로 되돌아 온 뒤 하루이틀만에 사라졌다. 직원들이 반송된 우편물을 나눠 가져갔기 때문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매년 달력을 제작해 문제가 된 서울의 B기관을 포함, 여러기관에 배부하고 있다. B기관에서 받지 못했다는 연락이 와 확인해 보니 주소 오타로 우체국에 달력이 반송됐고 반송된 달력을 직원들이 나눠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황당했다.
부랴부랴 민원이 생기자 이곳 우체국에서는 가져간 달력을 반품받아 모은 뒤 다시 출연연에 돌려줬다. 하지만 100여부 중 90여부만 돌아왔고 이들 달력도 원래 상태의 멀쩡한 제품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현재 주소불명 등으로 반송되는 등기 우편물은 보낸이가 반송불요(능)을 요구했더라도 한 달여간 우체국에서 보관토록 돼 있다. 이번에 달력을 취급했던 우체국은 택배의 경우 우체국에 소속된 우체부가 배달하기도 하지만 일부 배달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을 주고 있다.
위탁의 경우에도 위탁업체가 반송물을 약 2주 가량 보관한 뒤 다시 우체국으로 이송, 우체국에서 2주의 시간을 더 보관하다가 폐기처분하는 게 원칙이다.
우체국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직원들은 계약을 맺고 배달을 하는 위탁업체 직원들이다”면서 “위탁업체에서 실수한 것이지만 우체국을 믿고 이용한 고객에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