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촌 강석훈 대표변호사
23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만난 강석훈 대표변호사는 “율촌은 정도와 혁신 등의 가치를 토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율촌 제공
“정도를 걸으며 혁신을 지향하는 최고전문가의 공동체가 저희의 비전입니다.”
23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사무실에서 만난 강석훈 대표변호사(56·사법연수원 19기)는 인터뷰 시작부터 ‘비전’을 강조했다. 올해 4월 율촌은 대형 로펌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미래를 위해 구성원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율촌 Vision 2.019’라는 이름의 비전을 수립했다.
○ 정도와 혁신…대형 로펌 최초 ‘비전’ 수립
율촌은 올해 큰 변화를 맞이했다. 22년 동안 법인을 이끌어온 1기 대표변호사들이 올해 물러나고 윤용섭 변호사(64·10기)와 윤희웅 변호사(55·21기), 그리고 강 대표가 대표변호사로 선임돼 2월부터 임기가 시작됐다. 강 대표는 조세 분야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대법원재판연구관을 끝으로 2007년 율촌에 합류했다. 비전 2.019는 율촌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한 해와 율촌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하는 신임 대표들의 의지를 표현했다. 직원들의 투표 가운데 핵심 키워드를 뽑아 만들어진 율촌의 비전은 △정도 △혁신 △탁월 △협업 △열정이라는 다섯 가지로 정리됐다.
○ ‘혁신’의 가치, 모빌리티팀
강 대표는 “내년에 한국 기업들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규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공정거래법과 관련된 분야가 주목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들이 공동으로 다른 회사를 사들이거나 투자할 수 없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어 전반적으로 지배구조와 관련해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힘으로 강 대표는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율촌이 신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율촌이 추구하는 가치인 혁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율촌은 다른 대형 로펌들을 제치고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 재판의 변호인이 되며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강 대표는 “율촌이 선제적으로 ‘모빌리티팀’ ‘게임산업팀’ 등 새로운 산업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 구성원들로 만들어진 팀을 이미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별도의 리서치팀까지 꾸려 매주 산업 분야의 정보를 취합하고,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이 토론을 거듭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강 대표는 그중에서도 모빌리티팀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2016년 설립된 모빌리티팀은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모빌리티 관련 포럼을 개최하며 지식을 쌓고 있다. 올해에만 4차례 관련 포럼이 열렸다.
강 대표는 “혁신을 위해선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역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다. 젊은 직원이 상사에게 반대로 멘토링을 해주는 방식이다. 강 변호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사회의 흐름을 쫓아가려면 우리 연령대 변호사들도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로펌
강 대표의 책상에는 ‘일자리를 줘서 고맙다’고 적힌 쪽지가 눈에 띈다. 강 대표는 “율촌에서 일하는 장애인 분이 주셨는데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다”면서 “존중과 배려가 정착된 사내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율촌은 로펌 업계에선 선도적으로 장애인 고용에 나서고 있다. 2010년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중증장애인을 고용했고 현재 12명의 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율촌은 이 같은 공로로 최근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2019 일자리창출 공로 대통령 정부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년 고용에도 앞장서고 있다. 율촌은 올해 상반기 로펌 가운데선 유일하게 고용부 주최 ‘일자리 으뜸 100대 기업’에 선정됐다. 해마다 20명 안팎이었던 신입 변호사 수를 지난해엔 30명 이상으로 늘렸다. 강 대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신입 변호사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