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4일 촬영한 사분의자리 유성우 연속 사진을 모아 일주운동 사진을 만들었다. 내년 1월 4일에도 이런 사분의자리 유성우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경자년(庚子年) 새해는 밤하늘을 수놓는 화려한 별똥별(유성)쇼와 함께 시작한다. 내년 12월에는 목성과 토성이 20년 만에 가장 가깝게 붙어 보이는 천문 이벤트도 펼쳐진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20년 지구의 밤하늘을 수놓을 희귀한 천문 현상을 26일 발표했다. 새해 가장 먼저 펼쳐지는 우주쇼는 1월 4일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별자리 중 하나인 사분의자리는 밤하늘을 봤을 때 정북 방향 지평선 위에 있다. 유성우란 별똥별이 비처럼 쏟아지는 현상이다. 별똥별은 혜성(彗星)이 지나가면서 남긴 먼지 부스러기나 소행성 파편이 지구 대기권으로 쏟아지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이 붙어 빛이 나는 현상이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지구가 소행성 2003EH1과 혜성C/1490 Y1의 잔해들을 통과할 때 나타난다. 이 유성우는 이날 오후 5시 20분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사분의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꼽힌다. 8월 12일 절정에 이를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태양을 도는 스위프트 터틀 혜성의 잔해를 지구가 통과할 때 나타난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소행성 ‘3200페톤’이 태양의 중력으로 부서지고 그 잔해가 남은 지역을 지구가 통과하며 나타나는 유성우로 12월 14일에 장관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는 총 3번의 반영월식을 관찰할 수 있다. 새해 첫 반영월식은 1월 11일 오전 2시 5분에 시작해 오전 4시 10분 최대에 이른 후 오전 6시 14분 종료된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서 관측이 가능하다. 6월 6일에는 오전 4시 25분, 11월 30일에는 오후 5시 42분 최대에 이른 반영월식을 볼 수 있다.
6월 21일과 12월 14일에는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에 놓이는 일식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 중 실제 관측할 수 있는 날은 6월 21일로 이날은 금환일식이 진행된다. 금환일식은 마치 달이 태양 안에 들어가 태양이 고리 모양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달이 상대적으로 지구 가까이 있어 태양을 충분히 가리지 못하는 경우 나타난다.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 유럽 남동부, 아시아, 미크로네시아 지역에서 관측이 가능하지만 위도가 높은 한반도에서는 부분일식만 볼 수 있다. 이날 서울에서는 오후 3시 53분 시작해 오후 5시 2분 절정을 이룬 뒤 오후 6시 4분쯤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14일에는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 태양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개기일식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개기일식 역시 한국에서는 볼 수 없고 태평양 남부, 남아메리카 남부, 남극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 남서 지역에서만 관측이 가능하다. 한반도에서는 2035년 9월 2일에 북한 평양 지역, 강원 일부 지역에서 개기일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21일에는 목성과 토성이 펼치는 한겨울의 우주쇼를 볼 수 있다. 이날 오후 5시 17분 서쪽 하늘에서는 목성과 토성이 0.1도 간격으로 붙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천체가 이 정도로 가깝게 접근하는 것은 20년 만이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