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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경제 더 거친 파도… 규제 개혁해 기업 역동성 살려야”

입력 | 2019-12-30 03:00:00

주요 경제단체장들 신년사서 촉구
허창수 “신산업 부재가 가장 불안”… 손경식 “법인세율-상속세 인하를”
김영주 “성장 패러다임 量→質로”… 김기문 “中企 적정이윤 보장해야”
강호갑 “기업인 상생-협업 명심을”




2020년 새해를 사흘 앞둔 29일, 주요 경제단체장들이 신년사에서 하나같이 한국 경제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내년 기업의 역동성을 높여야 할 때”라며 규제 개혁 등을 요구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는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2020년은 올해보다 더 거친 파도가 예상된다.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느냐,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적 불안 요인에 따른 소비·투자·수출 부진, 여기에다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제 시행 등 국내 정책적 변화까지 엎친 데 덮치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허 회장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산업의 부재가 가장 큰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규제 개혁’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허 회장은 “낡은 규제, 발목을 잡는 규제는 과감히 버리고 새 길을 터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허 회장뿐만 아니라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모두 신년사를 통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의 진원지가 대기업인지 혹은 중소·중견기업인지 등 각자 진단은 달랐지만 정부가 앞장서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국가 정책기조가 ‘기업 활력 제고’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산업 현장을 깊이 살피고 기업과의 소통이 더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올해 국내 정책 환경이 경쟁국들에 비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지면서 기업심리도 함께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 노동법과 제도 또한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규율로부터 시장의 자율성과 유연성에 기반한 틀로 전면 전환돼야 한다”며 △법인세율 및 상속세 인하 △유연근로제 활성화 입법 △근로조건 유연화 등을 직접적으로 건의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고령화·저성장·저소비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세계 무역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의 패러다임을 물량에서 품질과 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올해 중소기업이 대외 불확실성과 수출 급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만큼 내년은 재도약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대기업이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중소기업도 적정 이윤이 보장돼야 성장할 수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강조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제대로 된 기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기업인은 상생·협업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서동일 dong@donga.com·이새샘·배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