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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이명희 소동 5일만에 사과문… “가족 간 화합할 것”

입력 | 2019-12-30 09:50:00

"조 회장, 이 고문에 곧바로 깊이 사죄"
"가족 간 화합으로 유훈 지켜나갈 것"
여론 악화 등 상황에 부담 커진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지난 25일 이 고문 자택에서 벌인 소동에 대해 사과하며 가족 간 화합하라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유훈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조 회장과 이 고문은 30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하였고 이명희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라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님의 유훈을 지켜 나가겠다”라고 했다.

앞서 조 회장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회동을 하기 위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이명희 고문의 집을 찾아갔는데 이 자리에서 이 고문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이 고문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언쟁을 벌이다 집 안을 어지럽히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소동이 벌어진 지 5일,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 지 2일 만에 전격 사과에 나선 데는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큰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부터 일부 언론에 공개된 사진에는 어지럽혀진 집 안 바닥과 이 고문의 상처, 깨진 유리창 등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현재까지는 이 고문 측이 직접 촬영해 그룹 고위 경영진 등에게 보낸 사진 중 일부가 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여론에 불리해질 사진이 공개되자, 재계 안팎에서는 다른 가족들이 경영권과 관련해 조 회장의 반대편에 서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줄이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 발표를 하며 “조 회장이 공동 경영에 대한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했다”라고 비난하며 향후 다양한 주주들과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의 기습적인 입장 발표에 그룹 경영권에 대한 오너 가의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던 상황이 드러나며 ‘남매의 난’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치솟았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94%다. 조원태 회장(6.52%)과 조현아 전 부사장(6.49%)의 지분율은 엇비슷하다. 조현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각각 6.47%, 5.3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의 주요 주주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지분율 17.29%)를 비롯해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등이다.

아울러 한진칼 단독최대주주인 KCGI가 이 같은 ‘자중지란’의 상황에서 영향력을 더 키울 것이란 관측도 이어졌다.

결론적으로 여론 악화와 더불어 오너 가의 경영권에 대한 위협이 커지자 ‘사과문’을 내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이 소동 당시 이 고문에 즉시 사과를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더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라며 “이날 사과문은 조 회장과 이 고문 양측에서 합의된 내용”이라고만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