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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파도 견뎌낸 조선 3사… “내년엔 순풍”

입력 | 2019-12-31 03:00:00

발주 급감에 실적 소폭 줄었지만 LNG선-해양플랜트 등 수주 회복
업계 “내년 강점 분야 수요 늘듯”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었지만 대형 조선 3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액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발주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0일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을 8918억 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이를 포함한 대우조선의 올해 수주 실적은 39척, 68억8000만 달러(약 7조9800억 원)로 전년 대비 1% 늘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5년 만에 해양플랜트를 수주하고, 4년 만에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건조 일감을 따내는 등 다양한 선종으로 영역을 넓힌 점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계열사 2곳 포함)은 올해 135척, 120억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2.4% 줄어든 금액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30일 3237억 원 규모(2척)의 수주 내용을 공시했지만 조건부 계약으로 올해 실적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은 39척, 71억 달러의 수주 실적으로 올해 계약을 마무리했다. 전년 대비 12.7% 늘어난 수준으로 2014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합계 수주 실적은 259억8000만 달러로 지난해(268억1000만 달러)와 비교해 소폭 감소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1월 누적 기준으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006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37% 급감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주도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글로벌 선사들이 교역액 감축 등을 우려해 쉽게 선박 건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조선업계와 증권가는 내년부터 미중 갈등이 완화하면 대형 조선 3사가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수주량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카타르, 모잠비크, 미국 등 다양한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내년에 발주될 LNG 운반선만 90척으로 이 중 대부분을 대형 조선 3사가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