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부터 사흘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 주요 의제는 ‘국가의 전략적 지위 강화’였다. 전략적 지위는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대내외에 과시할 때 썼던 표현이다. 핵을 포함한 전략무기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예고한 것이어서 북한이 결국 핵 협상을 파국으로 몰아넣을 도발의 길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의 최상위 의사결정기구인 노동당 전원회의가 하루 이상 개최된 것은 김일성 시대였던 1990년 6기 17차 회의 이후 29년 만이다. 어제로 군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을 맞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첫날 전략적 지위 강조에 이어 둘째 날 회의에서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를 주장했다. 군수공업과 무장력까지 거론해 핵과 ICBM 등 전략무기 고도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의 도발이 예상됐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지만 내년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이나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로 시기만 늦춰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2년 전 위기 국면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 도구함에 도구가 많고 추가적 압박이 북한과 관련해 동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발에 군사적 압박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철도·도로 연결 등 제재 완화에만 골몰하고 있다. 지금은 북한 지도부에게 케케묵은 벼랑 끝 협상 전술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한미동맹을 다져 만전의 안보태세를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