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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안전보장 위해 공세적 조치”… 美 “도구함에 도구 많아”

입력 | 2019-12-31 03:00:00

28, 29일 이어 30일도 전원회의
사흘 이상 열리는 건 29년만… 그 자체가 강력한 대미 압박
북미 새해 앞두고 강대강 양상
리선권 참석… 8개월만에 공식석상




김정은, 무력강화 강조… 北-美 긴장 고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을 연상케 하는 뿔테를 쓰고 29일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오른쪽 사진 왼쪽부터)이 29일(현지 시간) 미군의 이라크와 시리아 공습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AP 뉴시스

신년사를 앞두고 노동당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조치들”을 언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30일 전했다. 앞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 시간) “도구함에는 도구들이 많다(a lot of tools in our toolkit)”며 북 도발 시 여러 옵션을 꺼낼 가능성을 내비쳤다. ‘크리스마스 위기’를 한 차례 넘긴 북-미가 새해를 앞두고 다시 강 대 강 대결 양상을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 29년 만에 마라톤 전원회의 여는 김정은

김 위원장이 29일 당 전원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해 언급하면서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해 밝혔다”고 노동신문이 전했다. 28일 전원회의에서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을 제시했다”는 김 위원장이 이틀 연속 무력 강화 방침을 강조한 것이다.

30일은 김 위원장의 군 최고사령관 추대 8주년이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별도의 관련 기사를 통해 “우리 인민에게 존엄도 행복도 찬란한 미래도 최강의 군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번영된 미래가 결국 국방력 강화에 달렸다는 것이다.

북한은 28, 29일 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30일 추가 회의를 예고했다. 전원회의가 사흘 이상 열리는 것은 김일성 전 주석이 1990년 1월 5∼9일 개최한 이후 29년 만으로 그 자체가 강력한 대미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대외사업과 군수공업, 무장력에 대해 적극성, 공세성을 언급한 것은 고강도의 대남, 대미 맞대응을 예고한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앞서 28일 전원회의에 (전략무기 개발과 운용을 총괄하는)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 방침이 재확인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권력서열 3위인 박봉주 노동당 부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28, 29일 연속 전원회의에 불참해 세대교체 가능성이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반면 4월 10일 최고인민회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29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다.


○ 美 “다양한 압박” vs 중-러 “대북 제재 완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도발 예고에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29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을 할 경우 대응에 대해 “김 위원장이 그런 접근(도발)을 취한다면 극히 실망할 것이고 우리는 그러한 실망을 보여줄 것(demonstrate)”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군사·경제대국인 미국은 다양한 압박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이 30일(현지 시간) 비공식 회의를 열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다시 논의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안보리 회원국과 결의안 내용에 대해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인찬 hic@donga.com·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