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발암물질… 최근까지 대회 열려 언론 문제제기로 뒤늦게 대책 강구
내년 7월 일본 도쿄 올림픽 수영 경기가 열리는 도쿄 다쓰미(辰巳) 국제수영장에서 공기 중에 날리는 비산(飛散) 석면이 검출됐다고 3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1993년 개관된 이 수영장은 최근까지 국제 대회가 열려왔다. 수영장 관리 주체인 도쿄도 측은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다가 아사히신문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해 10월부터 도쿄올림픽의 수영 경기 개최를 위해 경기장 보수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에 앞서 진행된 석면 검출 조사에서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2곳의 내화(耐火) 자재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면은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제시한 1급 발암물질 중 하나로 극소량만 흡입해도 폐암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이다. 일본 건축 기준법에 따르면 대규모 공사 전 석면이 검출되면 이를 제거하거나 밀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도쿄도 측은 이번 공사가 ‘대규모’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석면 대책 공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석면이 발견된 장소가 평소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고 일반인이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부위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밀폐된 공간이 아닌 열린 구조로, 사람들이 충분히 드나드는 곳이며 석면 공기가 관객석에 퍼질 수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