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수첩에 “통상 26억 사용 기초단체장에 2000만원씩 줘야”… 지방선거 당시 캠프 돈흐름 추적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31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송 부시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지난해 12월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확보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송 시장 측이 비공식 선거비용을 언급한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의 2017년 10월 10일자 업무수첩에는 ‘공직선거 비용 이외에 다른 비용도 들어간다’면서 ‘통상 시장은 26억 원 정도 써야 한다’고 쓰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초단체장에겐 격려금으로 1000만∼2000만 원을 줘야 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있다고 한다.
검찰은 메모를 쓴 송 부시장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적힌 선거비용을 송 시장 측이 실제로 선거자금으로 썼는지, 만약 자금을 조성했다면 출처는 어디인지 등을 규명할 방침이다.
송 부시장은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서울중앙지법에서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송 부시장은 영장심사에서 “업무수첩에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기재한 것이 아니고 틀린 내용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공직선거법 사건의 공소시효인 6개월이 지나 기소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도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에 대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 시장의 경쟁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제보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