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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키워 암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암 완치 시대 열 것 ”

입력 | 2020-01-02 03:00:00

[톡투 건강 핫클릭]면역항암제<上>
면역력 활성화하는 3세대 항암제… 폐암 환자 10명 중 2명 완치 효과




최근 개 구충제로 폐암을 완치했다고 알려진 조 티펜스 씨. 하지만 티펜스 씨도 개 구충제와 함께 면역항암제를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모두 파괴하는 1세대 항암제와 암세포만 죽이는 2세대 표적항암제와는 달리 인체의 면역력을 활성화시켜 암세포만 죽이는 3세대 최신 항암제다. ‘톡투건강’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사진)와 함께 3회에 걸쳐 면역항암제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면역항암제의 원리는….

“기존 항암제는 모두 약이 인체에 들어가서 직접 암세포에 작용한다. 면역항암제도 우리 몸에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이 약제가 암세포가 아닌 면역세포(T세포)를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기존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

―암만 죽이는 표적항암제와 뭐가 다른가.

“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를 덜 손상시키면서 암세포만 죽이지만 표적이 있는 환자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표적 치료가 안 되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의 대상이 된다. 특히 환자 중에 PDL-1이라는 단백질이 많으면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높다.”

―PDL-1이 무엇인가.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단백질이다. 암세포가 내보낸 PDL-1이 면역세포에 붙어 이를 바보로 만든다. 면역세포가 자기(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다. 면역항암제는 바로 PDL-1의 면역세포 결합을 억제해 결국 면역세포를 똑똑하게 만든다.”

―면역항암제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

“총 5가지다. 키트루다 임핀지 옵디보 티센트릭 여보이 등이다. 모두 주사제이며 비용은 각각 500만∼1000만 원 정도다. 한 달 비용이 그만큼 된다. 현재 일부 암 환자에게 제한적으로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이 경우 환자 부담이 치료비용의 5%로 확 낮아진다.”

―면역항암제의 알려진 부작용은….

“가장 흔한 부작용은 약간 피곤하거나 피부에 조금 가려움증이 있는 정도다. 물론 다른 항암제처럼 내성도 있지만 1세대나 2세대에 비해 내성이 생기는 시점이 훨씬 늦다. 특히 폐암 등 고형암의 경우 10명 중 2명은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8명은 완치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예전엔 한 명에게도 그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면역항암제가 도입된 지 겨우 5년 정도다. 폐암 치료용으로 승인받은 것은 2년에 불과하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면역항암제 덕분에 완치를 꿈꿀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