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 등서 도움 요청한뒤 “갚겠다” 이메일 알려주고 잠적 총 187만원… 경찰 수사나서
“저기… 저 좀 도와주세요.”
지난해 12월 14일 인천 서구 공항철도 검암역을 지나던 A 씨(22·여)에게 한 남성이 말을 걸었다. 미국 뉴욕에 사는 교포인데 여행을 하다 지갑을 잃어버려 공항에 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남성은 캐리어를 쥔 두 손을 덜덜 떨기까지 했다. 안타까웠던 A 씨는 지갑에서 현금 10만 원을 꺼내 줬다. 남성은 e메일 주소를 알려주며 “꼭 돈을 갚을 테니 계좌번호를 보내 달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끝내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남성은 첫 e메일에 “내일 보내겠다”고 답한 뒤 연락을 끊었다. 그런데 A 씨는 포털사이트에 그의 e메일 주소를 검색해 보고 아연실색했다. 똑같은 주소를 받고 차비를 빌려줬다가 받지 못했다는 글이 수십 건이나 올라와 있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