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오른 지방집값이 견인… 2015년 6월 이후 최고상승률 찍어 12·16대책 영향은 반영 안돼 아파트값 양극화도 9년만에 최악… “부동산 가격 안정화” 자평 무색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격은 11월 대비 0.38%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다만 이번 통계 조사 기간이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9일까지라 ‘12·16대책’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상승세로 전환된 전국 주택가격이 4개월 연속 오른 건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86% 올랐다. 서울의 주택매매가격지수는 108.2로 2003년 11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1월 집값을 100으로 놓고 변동폭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방 주택가격도 지난해 12월 0.16% 오르며 지난해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특히 5대 광역시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대전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1.1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19일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이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이 1.46%였고, 전세 가격도 예년 대비 안정적이라는 게 집값 안정 발언의 주된 근거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2.04%로 더 벌어졌고, 전세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달 11월 0.23%, 12월 0.35% 올라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달 12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달 대비 0.58% 오르는 등 6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과 지방 인기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가격 양극화 현상도 더 두드러졌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83으로 2011년 1월(6.91) 이후 가장 높았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을 시세를 기준으로 5등분한 뒤 상위 20%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7억3957만 원, 하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835만 원이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